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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無로 돌아 가다.

by 서 련 2022.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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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둔내

2022년 12월 29일 목요일.
아버님 고향 선산, 굳게 닫혀 있던 崇祖堂 돌문이 열렸다.
한 줌의 재가 된 고인을 그곳에 모시고 돌아왔다.
요양원으로 들어가신지 1년 남짓,
다들 요양원 바라지는 이제 시작이라고 하던데 우리 아버님은 뭐가 그리 급하셨던지 혼자서 먼먼 길을 가셨다.

2022년 12월 30일 금요일.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날 아침,
지난 주에 담은 배추김치와 열무김치가 베란다에서 익어가고 있었다.
'잘게 다져서 아버님 가져다 드려야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이제 김치 가져다 드릴 아버님이 없음을 깨닫고 허무해졌다.
남편 역시 순간순간 아버지의 不在를 인지하는지 빨간 토끼눈을 하고 말이 없다.
그 말 많던 양반이 "우리 아부지 ㅠㅠ, 우리 아부지 ㅠㅠ..." 소리밖에 내지 않는다.
그래...... 우리 아버님ㅠㅠ,

2022년 12월 27일(음력 12월 5일)에
남편의 "우리 아부지"는 그 고단한 삶을 뒤로하고 無로 돌아 가셨다.


崇祖堂 오른편의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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