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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7

사랑니

by 서 련 200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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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니
조회(310)
Memory of the day 2007/05/12 (토)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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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4월11일 일기-
 
안녕 곰불^^
지난 금요일에 뺀 사랑니 때문에 요즘 많이 힘들어.
밥도 못 먹어 죽으로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중.
으흐흐…….눈물겹지?

왜 멀쩡한 사랑니는 뽑았냐구?
그게 말이야.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금요일에 진이 어린이집 보내 놓고 나니 심심했던지
어쨌든지 문득 치과에 가고 싶어졌었어.

솔직히 두어 달 전쯤에도 옆으로 들어 누운 사랑니를 빼려고
새로 개업한 치과에 갔었었지.
근데 말이야. 내 사랑니는 뿌리가 신경과 너무 가까이 있어서
일반 치과에선 빼기 힘들다고 그러더라구.

그러게나 말게나 주위에 새로 생긴 치과만 골라서 다녔지.
커다랗고 시설 좋은 치과로만…….
근데 하나 같이 다 “대학 병원으로 가세요.”이러는 거야. 젠장.
그래서 난 그런 줄 알고 디립따 겁을 집어먹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지. 지난 금요일까지…….

그런데 첩보에 의하면 말이야 우리 둘째 형님도
옆으로 누운 사랑니였는데 일반 치과에서 뺐다는 거야.
그게 말이야 경험 많고 실력 좋은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무조건 시설 좋고 깨끗한 곳만
골라 다닌 곰탱이의 실수였어.

그래서 오래전부터 있던 치과로 향했지.
문짝도 다 떨어져 후줄근한 치과……. 하지만 개업한지는 꽤 오래된 치과…….

“어떻게 오셨어요?”
“사랑니 빼러 왔어요. 근데…….옆으로 누운 이도 빼 주나요?”
그랬더니 간호사 언니가 씨익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네^^
얼마나 반가웠는지.......

-중략-
 
암튼 마취를 하고 사랑니를 뽑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나 봐.
첨엔 아랫니 빼고 위에 사랑니도 빼는 김에 같이 빼자고 그랬는데
고거 하나만 딸랑 빼 주더라구.
근데말이야 40분이나 걸렸어.
잇몸을 찢어서 이를 갈아내면서 뽑는다나 어쩐다나...
그리고 빼다말고 사진 한장찍고....
 
- 중략-
 
하여간 나는 옆으로 누워 버린 사랑니 틈으로
음식물이 들어 갈 때마다 이쑤시개를 들이대야 하는
10여년의 그 생활을 청산 할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솔직히 지금도 실밥으로 꿰맨 자리가 욱신거리고 아프지만
그 생각만하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

근데 나머지 세 개도마저 뽑을까 봐.
좌우대칭을 맞춰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시간날 때 하나씩…….그리고 심심할 때 하나씩…….
근데 말이야. 낼 모레 실밥 뽑아야 하는데 아프지 않을까?
흠…….걱정 된다 정말로…….
 
- 2005년 4월 11일 일기 -
 
 
언제부턴가 봄이 되면 사랑니를 하나씩 뽑았던 기억이 있어서 지난 일기를 뒤적여 봤어.
비비 니가 업그레이드 되기전, 곰불이네 집에서 훔쳐온 일기.
2005년 봄. 횟수로는 3년 전이고 만으로는 2년 전이다.
그때 세개 남았다던 사랑니가 이젠 하나밖에 남질 않았어.
2006년 봄, 그러니까 작년에 하나를 뽑고
2007년 봄, 삼일 전에 하나를 뽑았거든.
그렇게 계획하진 않았지만 봄만 되면 하나씩 뽑아버린 셈이지.
이제 하나 남았다.
마지막 하나 남은 사랑니는 또 내년 봄에나 빼게 될까?
 
그런데 참 이상하지?
사랑니 뽑고 나니 답답했던 속이 후련해 지는 것도 같고 그래.
마지막 하나 남은 사랑니는 아껴 뒀다가 분위기 다운 될때,
그 때에나 빼야겠다^^
 
그나저나, 나 요즘 퇴행을 너무 자주 하는 것 가토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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