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은 낙엽처럼/2007

시댁에서...

by 서 련 2007. 9. 21.
728x90
반응형
남사 이야기
조회(239)
Memory of the day Ⅱ | 2007/06/17 (일) 22:00
추천 | 스크랩
정오쯤 "뭐 재미있는 일 없어?"하는 신랑 입을 어떻게 틀어 막아 볼까? 하다가
마침 오늘이 서정리 장날인거야.
그래 잘 됐다 싶어서 신랑과 지니를 데리고 서정리로 장구경을 갔었지.
 
이것저것 구경을 하다가 닭집 앞을 지나는데
지니가 갑자기 꼬꼬닭이 먹고 싶다고 하네.
 
새끼가 먹고 싶다고 하는데 안해주기도 뭣하고 해서 닭을 사려는데
약닭 뱃속에 찹쌀, 대추, 인삼, 마늘을 꽉꽉 채워서 넣은 삼계탕용 닭도 있더라구.
그래서 그거 몇마리 사고 수박도 큼직한 걸루 한 통 사서 집에 왔지.
 
 



삼계탕을 끓이려고 냄비를 찾다가 가만 생각해보니
남사 계신 아버님이 걸리는 거야.
이걸 우리끼리 먹었다간 닭뼈가 모가지에 걸리지 싶어서
 길로 닭이랑 수박을 챙겨서 아버님이 계시는 남사로 갔었지.
 
늘 여전히 혼자서도 잘 해 드시는 아버님은 오늘도 여전히 뭘 그렇게 잘 해드시려고 하시는지
주방에 들어가보니 찜통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더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만두더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만두~" 그러면서 지니가 침을 질질 흘리길래 찐만두는 지니 주고 아버님은 삼계탕 끓여 드렸어.
 


그렇게 점심을 먹고 한 참 놀다가 앵두 조금 따서 집으로 왔지.
삼계탕을 먹어서 그런지 남사 공기를 마셔서 그런지 며칠 나를 괴롭히던 두통이 말끔히 사라진 기분이야.
뭐, 두통이 언제 또 도질런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평온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하루였어.
 
오는 길에 차 창을 스치며 지나가던 하얀 개망초...
새 하얀 개망초꽃...
오늘따라 유난히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들꽃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