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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8

젖가락 비녀

by 서 련 2008.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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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을 향한 속삭임 2008/02/16 (토) 06:06



이제 겨우 올림머리가 되는 길이의 길다란 생머리...
2년전엔가?
어깨선 못 미치게 싹둑 잘라버려 젓가락비녀도 사용할 수 없었는데
어느 새 잘려진 길이만큼 다시 길어서
젓가락 비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어지럽고 나태해진 생활을 바로 잡아 보자는 굳은 결심을 하며 모진 마음을 먹고는
엄한 머리카락에다 화풀이 아닌 화풀이를 해야만 했었다.
 
시간을 훌쩍 뛰어너머 지금 내 앞에 놓인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달라진 것이 있긴 하다.
 
우선 길거리에서 3천원주고 산 싸구려 젓가락비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염색약에 찌들어 힘없고 가늘어 금방이라도 뚝 끊어 질 것 같았던 머리카락이
전보다 약간은 굵어지고 탄력있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틀어 올린 머리카락이 슬며시
풀어지면서 젓가락비녀가 땅바닥으로 미끄러지듯 흘러내린다.
 
건강해진 머리카락만큼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을까?
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아침...
마지막 잔 기침이 발목을 잡고 있고 목소리는 아직 제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건강해진 느낌이다.
 
그간... 고생많았다, 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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