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은 낙엽처럼/2008

유치한 생각 하나

by 서 련 2008. 2. 18.
728x90
반응형
생을 향한 속삭임 2008/02/18 (월) 15:35


운전면허증, 칼라사진 반명암판 3매, 수수료 11,000원....2종 운전면허를 1종으로 갱신하기 위한 준비물이다.
무사고 경력 12년 9월... 갱신을 하기 위한 조건에 2년 9월을 더했다.
 
12년 10개월전...
 나: 나 내일 운전면허 학원 등록할 건데 하는 김에 1종으로 할까?
언니: 2종이면 되지 뭘... 여자가 1종 가지고 있으면 팔자 세진다.
 
"팔자 세진다"는 언니 말에 2종 보통으로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을 해 놓고 15일만에 면허증을 따고 보니 운전할 일이 없다. 지금 1종으로 갱신을 한다고 해도 특별히 운전할 일은 없어 보인다.
 
여태껏 내 운전의 주 목적은 술취한 신랑의 대리기사 노릇이었는데 어느 날 부터 줄어 들기 시작한 신랑의 음주량 때문에 대리기사 노릇 하는 것도 이젠 옛말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나는 왜 굳이 면허를 갱신하려고 하는 걸까?
 
생각해 보니 괜히, 쓸데 없이 행정력을 낭비하는 시민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갱신을 해 두면 언젠가는 써 먹을 날이 오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옛날에 언니가 했던 말 처럼 당장 팔자가 드세지기라도 할 것 같은 희미한 기대 같은 것도 있다.
 
여자가 "팔자가 세다" 라는 말은 "경제력을 가졌다"라는 말로 해석될 수 있기때문일 것이다.
1종으로 면허 갱신을 하면 경제력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기대를 하며 올해는 꼭 잊어버리지 말고 면허갱신을 해 둬야 하겠다는 다소 유치한 생각을 해본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