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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10

불치병

by 서 련 2010.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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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지 않으면 안 될만큼 알러지성 비염이 내 몸 속 깊은 곳에 뿌리를 내렸다.
콧 속에 약물을 뿌려 넣는 것도 길다란 침을 꽂고 앉아 있는 것도
약을 먹고 쥐죽은 듯이 자는 것도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

그런데 비염이란 녀석은 가끔 알러지성 결막염이란 친구도 데려오는데 
그 날은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 뛸 것처럼 눈이 가렵다.
처음엔 어떻게 할 줄 몰라서 눈꺼풀에서 피가날때까지 비벼댔는데
이제는 제법 똑똑해져서 얼음 주머니를 만들어 얼음 찜질을 한다.
그러면 가려움증이 깨끗히 사라져버리지.
그런데 가끔 얼음찜질이 통하지 않는 친구도 있다.
귓속 가려움증... ...
녀석은 정말이지 강적이다.
그래서 이비인후과를 찾았던 것이다.

첨엔 한방병원에 다녔었다.
약값이 좀 비싸서 다니면서도 이럴까 저럴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정적으로 한방 병원을 버리고 이비인후과에 가게된 동기는 침(바늘) 때문이었다.

한방병원에서는 한의사가 콧속에 침을 여러개 꽂아 넣고
30분후에 간호조무사가 그 침을 빼고 마무리를 하는 식으로 치료가 진행됐다.
그렇게 치료를 받던 어느 날 병원문을 나서는데 콧속이 거북한거다.
그래서 카운터로 돌아와 휴지를 뽑아 '흥'하고 코를 풀었지.
그런데 코에서 뭐가 나왔게?
10센티는 족히 넘어 보이는 침(바늘)이 휴지에 묻어 있는 거다.
얼마나 섬찟했는지 모르지?
그 침을 들고서 난동을 부려줄까 하다가 살짝 참고는
일을 좀 신경써서 신중하게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젊잖게 충고를 해 주고 나왔지.
그 후로 다시는 그 병원에 가질 않았다.
그게 일년 전이다.


그리고 지금껏 꾸준히 이비인후과에 다니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날씨가 좀 이상 할 때 마다 수퍼 가듯 들락 날락 그러고 산다.
완치는 아예 꿈도 꾸지 않고 친구하며 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불치명 하나 달고 사는거네?
나 참... 하여간 그 녀석때문에 요즘 잠은 실컷 잔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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