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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11

옥순냥네 창틀에 서식하는 다육이 5총사

by 서 련 2011.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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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아니구나, 벌써 햇수로 2년이 흘러버린 2009년 12월 어느 날,
남편과 아이를 친정에 보내놓고 홀가분하게 휴일을 보내고 있는데
문득 시장에 가고 싶었지.
지금은 팔아버리고 없는 하얀색 자동차를 타고 근처에 있는 재래시장으로 갔어.
날이 그렇게 춥지 않아서 그랬는지 사람들 깨나 많더라.
이곳 저곳 발길 닿는데로 기웃거리다가 무심코 들어간 DC백화점.
예전 천냥하우스의 후속쯤 되는 그런 곳이었는데 없는거 빼고는 다 있더라구.

접시, 냄비,그릇들을 천천히 구경하다가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자꾸만 안쪽으로 들어갔지.
청소도구가 진열된 진열장을 지나 구석자리에 마련된 도자기 코너.
그 곳에서 저 아이들을 처음 만났지.
개구리,병아리,돼지,강아지,햄스터
처음엔 그냥 도자기 인형인가 싶어 봤더니 확터진 입구 안쪽에 물빠지는 구멍이 뚫려 있는 화분이더라구.
비싸겠지?하고 가격표를 봤더니 글쎄... 천원하더라.
그래서 종류별로 하나씩 사와서는 장식장에 넣어 뒀더니 앙증맞더라구.

그리고 며칠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자동차를 버리고 출근한 날,
퇴근길에 화원앞을 지나는데 작은 상자안에 다글다글 들어 앉은 다육이들이 너무 예뻐 보이는 거야.
그때 마침 며칠전에 사서 장식장에 넣어놨던 천원짜리 화분들이 생각나는 거야.
그렇게 화분이랑 다육식물들은 일주일쯤의 간격을 두고 우리집에 들어왔어.



먼저 첫 번째, 초록색 개구리집에는 백모단을 들였어.
처음엔 목대가 짧았었는데 만 1년을 넘긴 지금은 목대가 큰것은 6센티정도 되고 작은 것은 5센티정도 돼.
요즘은 얼굴에 살이 올라서 자꾸만 기우뚱하고 넘어지려고 해서 분갈이를 해 줘야 할 것 같아.
조만간 집 한 채 사줘야 할 것 같다.
근엄한 옹기집으로다가...



두 번째, 노랑색 병아리집에는 원종프리티를 들였어.
얘들도 목대를 많이 올렸지.
그런데 이름이 원종프리티가 맞는지 나는 아직 확신이 없어.
겨울 내내 굶겼더니 화가 많이 났는지 얼굴이 시뻘겋길래 물을 좀 줬지.
그랬더니 이제사 파릇한 감이 돌지 뭐야.


세 번째, 분홍 돼지집에는 취설송을 들였어.
얘는 물을 아무리 굶겨도 빨갛게 물이 들지 않더라.
처음엔 잎이 정말 빨겠는데...





네 번째,오렌지색 강아지 집에 들인 프리티.
사진찍을때 분명히 붓으로 얼굴을 싹 씻어 줬는데 고새를 못 참고 옥순이 털이 허옇게 감겼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갈색 햄스터집에는 정야를 들였지.
다른 아이들은 다들 훌쩍 목대도 올리고 새끼도 치고 그랬는데
정야 만큼은 제대로 크지 못했어.

사실,,,, 옥순이가 정야를 많이 괴롭혔거든.
맨날 창가에 획 뛰어 올라 앞발로 자꾸만 정야를 건드리더니 
어느 날 보니까 글쎄, 정야가 뿌리를 내 놓고 그만 쓰러져 있는거야.
그래서 감 잡았지.
옥순이가 범인이구나,,, 하는.

그 이후로 뿌리를 다시 내리느라 저도 힘이 들었는지 시들시들하더니 얼굴이 자꾸만 작아지는 거야.
그래도 요즘은 따뜻한 봄볕을 많이 쬐여서 그런지 다들 얼굴에 살이 올라 오동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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