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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11

나를 둘러싼 담장

by 서 련 2011.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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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소제(掃除)를 하다가 왼쪽 새끼 손톱과 오른쪽 엄지 손톱 언저리에 상처를 입었다.
나는 굳은 살만 잘라낸다고 잘 잘랐는데 생살이 약간 잘린 모양이다.
약간의 출혈이 있었던 자리에 까만 딱정이가 앉아 있는 모양이
꼭 제집으로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집을 에워싼 담벼락같다는 생각이 든다.




민감한 세포들은 작은 상처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 세우며 "딱지"라는 방어기제를 작동한다.
그런 '딱지'를 닮은 담장.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상처가 많은 시절일수록 담장은 더 높고 더 견고했겠지?




요즘은 담장 없는 집이 많다.
높고 견고한 담벼락은 고궁이나 사원같은 곳에나 찾아 볼 수 있을 뿐, 담장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는 마음의 담장은 갈수록 더 높아지고 견고해지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든다.
우선 나란 사람,
태초에 상처를 안고 태어난 사람처럼 도처에 담을 쌓고 지내고 있지 않은가!
담 그만 쌓고 이젠 허물면서 살아도 되지 싶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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