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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오랫만에 조수석에 앉아 셔터질을 했다.

by 서 련 2014.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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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정말 오랫만에 시댁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서산으로 뉘엇뉘엇 해가 지고 있었고

연무가 옅게 깔려있었다.

 

나는 늘 그러하듯 자동차 조수석에 앉아 카메라를 꺼내 들었.

 

 

 

 

 

 

넓은 들판으로 비닐하우스가 끝없이 펼쳐지고

거리엔 가로수보다 많은 전봇대와 전선들이 도로를 따라 소실점을 이루고 있었다.

 

잠시 차를 세워 수평으로 뻗은 전선을 살짝 밀어내고

와이퍼 자국 없는 그림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앞차의 후미등으로 선명한 소실점을 찍어 볼까?를 생각을 하는 사이

 

 

 

 

 

어지러이 뻗은 전선들은 어느 새 오선지가 되어

석양을 온음표로 만들고 있었다.

 

해질무렵,

빛을 다해가는 석양과 전선들이 만들어낸 미완성 교향곡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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