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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오랜 된 책이 주는 향수

by 서 련 2016.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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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0년도 훨씬 전 쯤에 의무감으로 읽어 내렸던 소설들이 있었다.

서점에 들러 독서 목록에 체크를 해가며 책을 샀고 재빠르게 읽고는 책꽂이에 꽂아 두는 식의...

그때 내 독서 습관은 늘 그런식이었다.

가능하면 빠르게 독서목록을 정복하는 것.

약간은 필사적인 그 무엇이 있었던 것도 같다.

그것은 아마도 미래에 대한 불안 같은 것에서 비롯된 도피 비슷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책꽂이에 쌓인 먼지를 닦아내다가 문득 그때 생각이 났다.

향수병처럼.

소설을 읽으며 소설속의 배경이 마치 내 고향인 것 같은 향수...

아마도 상상속 피안의 세계가 만들어낸 향수병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그 무렵 내 상상력이 만들어낸 마음의 고향이 제법 많았다.


생각만해도 티아레 향기가 날것만 같은 타히티 섬의 정경이라든지(달과 6펜스),

푸른색 가스등이 점멸하는 19세기 파리 새벽 거리(구토, 목로주점),

때론 독일의 슈발츠발트의 가문비나무 그늘(수레바퀴밑에서)... ...


소설책 제목만 봐도 툭툭 튀어나오는 한때의 평온함(몰입후의 평온함)이

다시 책을 읽게 만들었다.


한 동안 누렇게 찌든 헌책에 코를 박고 

작가 고유의 색채가 사라져버린, 

그리 달갑지 않은 번역 문체를 끌어 안고 그렇게 살아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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