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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긴 하루 - 시댁에 들러서

by 서 련 2019.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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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꽃이 진 후

 

 

새벽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오늘은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조신하게 앉아 bts의 슈가를 그려보기로 마음먹었다..

오전 7시 구글 검색으로 bts 슈가의 이미지를 검색해

사진 여러 장을 바탕화면에 저장을 해 두고 가장 그리기 만만해 보이는 사진을 택해 밑그림을 그렸다.

비 내리는 오전,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찔레꽃

 

 

정오가 가까워오자 하늘은 맑게 개었고 화창한 날씨가 되었다.

맑은 날 집에 있으면 좀이 쑤신다는 남편은 남사에 가겠다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었다.

그때만 해도 남사(시댁)에 갈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발단의 시작은 홈쇼핑...

슈가를 그리다 말고 홈쇼핑 채널을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남편이 그러는 거다.

"하나 사 줄까?"

홈쇼핑에선 샌들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가격도 완전 착한 무려 원 플러스 원!

"아! 진짜?"

그렇게 샌들 하나 더하기 하나를 주문하고 다시 슈가를 그리려고 하는데 남편이 이러는 거다.

"샌들도 사줬는데 남사나 가자?"

남편이 샌들도 사줬는데 못 갈 것도 없었다.

 

 

달래꽃

 

 

그렇게 샌들에 코가 꿰어 남사에 갔다.

남사에 도착하니 화창하던 날씨는 어디 가고 다시 먹구름이 몰려오고 비가 오락가락했다..

우산을 쓰고 텃밭에 나가 상추를 잔뜩 뜯어 물에 씻었다.

비닐 봉투에 잘 씻은 상추를 담아 차 트렁크에 넣어 두고는

그 길로 카메라를 챙겨 들로 나갔다.

 

 

아카시아꽃

 

 

달래 밭으로 변한 밭둑에는 달래 꽃이 한창이었다.

달래 꽃을 시작으로 찔레꽃, 아카시아 꽃, 쪽동백나무에 핀 꽃 등등

여러 가지 피사체가 나를 가만 내버려 두지 않았다.

2층 높이의 마로니에 나무에도 아직 꽃이 남아있었지만 사진으로 담기에는 너무 초췌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탓에 커다란 골프 우산을 챙겨 들고 들판을 맴돌았다.

봄에 새로 사 심은 매실나무에 매실이 주렁주렁,

꽃 필 무렵에 살충제를 흠씬 뿌려 줬던 자두나무와 모과나무에도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남편은 찔레꽃 향기가 자기는 세상에서 제일 좋다며 전지가위로 찔레꽃을 자르고 있었다.

집으로 찔레꽃 향기를 배달하고 싶었나 보다.

나도 질 수 없어서 달래 꽃 한 줌을 꺾어 왔다.

 

 

시댁 마당, 쪽동백나무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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