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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토종닭 백숙 만들기

by 서 련 2020.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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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큼직한 토종닭 두 마리를 사서 시댁에 왔다.
남편이 구입한 양은솥을 써먹기 위함이다.
손질한 닭을 솥에 넣고 오가피 한 줌 넣고
통마늘 한 줌 넣고 물을 부었다.

 

 

벽돌을 이용해 임시로 만든 화덕에 솥을 걸고 불을 지폈다.
연기 때문에 눈이 매워 불 당번은 딸을 시켰다.
딸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불장난? 이
그리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눈이 맵다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부지깽이를 놓지 않았다.

얘들이 뭘 하나? 아들 놈과 며느리가 뭘 하는지 궁금해서 나온 아버지는 어디서 가지고 오셨는지
땔감을 한 아름 안고 오셨다.

"나무는 세모 모양으로 쌓아야 혀"
불을 지피고 있는 손녀에게
불 지피는 요령을 전수하며 한 말씀하셨다.

"어미야, 솥에 음나무는 넣었냐?"

그래, 뭔가 빠진 것 같더라니...
나는 얼른 광에 가서 말려놓은 엄나무를 가져다
솥에 넣었다.

 

 

또 넣을 게 없을까? 살펴보니
등나무 밑에서 표고버섯이 자라고 있었다.
두 해전에 남편이 표고버섯 종균을 박은 통나무를
등나무 밑에 놓고 키우고 있었나 보다.

아직 어린 표고버섯 몇 개를 따서 솥에 넣었다.
그리고 한 시간쯤 지났을까?
딱 봐도 잘 삶아진 토종닭 두 마리가
솥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닭과 건더기를 모두 건져내고
진한 닭 육수에 불린 찹쌀과 닭가슴살을 찢어 넣고
죽을 끓였다.

 

 

백숙이 끓을 동안 닭다리 하나 원샷!
하려고 했으나 닭다리가 너무 커서 실패하고 말았다.

 

 

 

잘 익은 닭을 전골냄비에 옮겨 담아 밑간을 하고
끓이면서 천천히 뜯어먹었다.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감돌며
생각나는 게 하나 있었으니 이름하여 돌아온 진로.

종이컵에 한 가득 부어서 홀짝홀짝 마시려다 원샷!
크~ 이 맛에 살지...^^

"다음 주엔 저 솥에다가 뭘 삶아보나?"
남편은 다음 주에 할 일을 벌써 계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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