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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봄 날 - 니힐리스틱한 아지랑이

by 서 련 2021.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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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준비로 분주한 들판을 가로지르다 먼 산에 눈이 갔다.
연두색 물감을 찍어 놓은 듯
산은 봄 날의 설렘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나는 자동차 조수석에 앉아 스쳐가는 봄 날의 풍경을 카메라 셔터로 기억 하려 애를 섰다.


분홍 복사꽃이 소담스런 나무옆에 노랑색 물탱크와 다홍색 포크레인이 인상적인 풍경이 선물처럼 메모리에 남겨져 있었다.

 

 

밭갈이를 막 끝낸 땅의 짙은 황토색은 왜 그렇게 좋은지...
막 갈아엎은 땅은 물기를 촉촉히 머금고 생명을 잉태할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산으로 들판으로 곳곳에 피어나고 있을 아지랑이는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 처럼 프레임 밖으로 사라졌다.

 

셔터를 누를때마다 세상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프레임에 갇혔다.

가두고 가두어도 갇히지 않는 프레임 밖의 세상은 니힐리스틱한 아지랑이를 닮았다.

 

 "봄 날"이라는 니힐리스틱한 아지랑이를 나의 프레임으로 옮길 수만 있다면 봄 밤 깊은 꿈을 꾸는 나비처럼 나폴 거릴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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