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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존재감도 무게감도 남다른 첫눈

by 서 련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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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눈이 온다. 습기를 많이 먹은 습설이라 빗자루로 잘 쓸어지지도 않는다.

낙엽이 떨어지지도 않은 나무 위로 습한 눈이 켜켜이 쌓이니 그 무게감이...... 오늘 나무도 힘이 많이 들겠다.

나도 오늘 힘이 많이 들었다.  차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힘들었고 그 미끄러운 길을 운전하며 오가느라 정신없이 힘들었다.

내일 오전까지 더 많은 눈이 온다고 하니...... 내일 출근할 일을 걱정하느라 오늘밤도 안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출근은 내일 아침에 해야 할 걱정이라 잠시 접어두고 집을 나섰다.

고요하게 내리는 눈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서였다. 

왼손엔 우산을 오른손엔 휴대폰을 들고 집을 나서자 우산 위로 눈이 소복소복 쌓이기 시작했다.

색채가 사라진 하얀 세상의 하얀 눈 속을 걷고 있는 나.

눈은 세상의 피사체가 무슨 색을 하고 있든 상관하지 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내려 세상을 그리고 나를 하얗게 잠식할 뿐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 눈이 첫눈이었다. 세상에! 

항상 첫눈은 조금 오다 말아서 그 존재감이 미미했는데 올 해의 첫눈은 좀 많이 다르다.

11월에 온 눈으로는 역대급! 기상관측 1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라고 한다.

존재감도 남다르고 무게감도 남다른 습설...

그나저나 내일 아침엔 출근을 할 수 있으려나?

에고 모르겠다. 오는 김에 왕창 왕창 와라. 

밤 새 눈이 펑펑 내려서 현관문이 안 열릴 정도로 많~이 많~이 쌓여버려라.

밖에 못나가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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