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은 낙엽처럼/2008

예전에 미처 몰랐던 것들에 대하여...

by 서 련 2008. 8. 2.
728x90
반응형
생을 향한 속삭임 2008/08/02 (토) 14:52





이른 봄부터 창가로 하염 없이 흘러 내리던 사랑이 어느 덧 보랏빛으로 물이 들었다.
햇볕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창가에 걸어두면 예쁘게 물이 들거라더니
저렇게 예쁜 색깔로 변할 줄이야...
예전엔 미처 몰랐다.
 
그런데...
4일부터 한 열흘 집을 비워야 하는데 걱정이다.
저 녀석은 물을 그다지 좋아 하지 않아서
내가 돌아 올 때 까지 그럭 저럭 견딜 수 있을테지만...
물을 많이 먹는 녀석들은 분명 말라 죽어버릴텐데...
 
걱정이다.
 
 장수 풍뎅이는 수명이 짧아서 일찍 죽어버릴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살아있다.
우렁이도 그렇고 열대어도 그렇고...
휴가 전에는 다들 죽어버릴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건재하니 이 일을 어쩌면 좋은지...
그렇다고 저 것들을 몽땅 데리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비비: 고마 한데 쎄리 모다서 팍! 직이삐... 으흐흐...)
 
뭐한다고 욕심껏 들여 놔서는 이 골치를 썩히는지 모르겠다.
일이 이렇게 돼 버릴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아무래도 나는 휴가지에서 생각을 좀 더 해 봐야 할 것 같다.
 
나와 나의 욕심때문에 희생된 모든 것들,
 예전엔 미처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창 밖...
 
 백합나무 그늘 속에서 매미가 울고 있다.
연신 찌르르 대는 그 소리에는 어느 덧 가을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예전에 미처 몰랐을  가을이...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