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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08

생을 향한 속삭임/ 2008/09/12 (금) 16:20

by 서 련 2008.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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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벅벅 긁어서 점심밥을 먹고 볼록하게 튀어나온 배를 살그머니 안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아침나절부터 신경이 곤두서서 누가 건들기만 해도 거품을 보글보글 물고 악다구니를 칠 판이었는데 상복부로부터 전해지는 포만감 때문인지 어찌된 일인지 까칠하던 성격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문득 이럴 때 딱 맞는 표현이 생각난다.
“역시, 밥씸이 최고여!”
 
내일은 추석을 쇠러 인천으로 역귀성 하는 날이다. 그래서 조금 후에는 장을 봐야하고 내일 입고 갈 옷도 챙겨놔야 한다. 내가 여기서 입고갈 옷을 챙겨 놔야 한다고 말하면 꼭 앞서가는 사람들이 있다. “저 뇬은 차례 지내러 가면서 삐까뻔쩍하게 차려 입고 가나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절대로 뻗치고 입고 갈 변변한 옷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평소 입고 다니는 옷의 더러움의 유무를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생각해 주면 감사하겠다.
 
그나저나 추석인데 날씨가 너무 덥다. 이렇게 더운 날 조상님은 어떤 모습으로 차례 상 앞에 앉아 계실까? 나는 갑자기 그것이 알고 싶다. 하지만 조상님이 비키니를 입고 차례 상 앞에 앉아 계시든 타이트한 삼각 빤쓰를 입고 앉아 계시든 죽었다 깨도 알 수 없는 사실은 그냥 상상력에 맞기면 된다. 왜냐하면 그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슬슬 마트에 가서 차례 장도 보고 추석 선물도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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