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고양이

나, 이런 고양이야 - 다이아몬드 대가리

by 서 련 2011. 7. 21.
728x90
반응형

 



새끼 하녀가 방학을 했다.
그래서 나는 물놀이도 못 가고 집에만 갖혀있는 불쌍한 새끼 하녀를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낮은 포복으로 기고 있다.





파랑 리본이 달린 낚시대 장난감,
궁뎅이 살이 투실투실한 장끼에서 뽑은 화려한 깃털은 아니지만 새끼하녀가 공을 들여 만드는 것이
기특하여 채면을 버리고 기꺼이 파랑리본에 낚여 보려고 애를 쓰고 있다.







아... 그런데 팔팔한 녀석과 놀아주려니 힘이 좀 딸리는 것 같다.
그래서 에너지 충전을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에너지 충전은 뭐니뭐니해도 일광욕이 제일이지!



화분 사이를 비집고 창틀로 뛰어올라 뜨끈끄끈한 햇살을 받으며 뒹굴뒹굴 하는 맛!




이 맛을 인간, 니들은 알라나 몰라.


뭐야? 종이컵에 담아둔 다육이 아가들을 건드리면 재미 없을 거라고?

 

전에부터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나야, 다육이야?!



알았어, 알았어 그렇게 보지마, 내려간다구 내려가!

그 참... 내가 드러워서 내려간다!



다육이 다육이 다육이!
흥! 칫! 뿡이다!


내가 어지간하면 이마에 다이아몬드를 안만들려고 했는데...
오늘은 털을 좀 새워야겠다.

보여? 이마에 새겨진 다이아몬드 모양이?
보름전에 새끼 하녀가 남사에서 들여준 봉숭아 물때문에 더욱 또렷하게 보이지?


내가 이마에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털을 새우면
새끼하녀는 그런 나를 "다이아몬드 대가리"라고 부르고 늙은 하녀는 "영광굴비 고양이" 라고 하며 호들갑을 떨지,

나, 이런 고양이야~~



그런데...
영광굴비?
영광굴비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녀석도 나처럼 이마에 다이아몬드 모양이 있나보다.






어~ 좋다 좋아~~



엉? 나 다육이 쳐다도 안 봤어!


자자~ 귀엽고 깜찍한 표정 한 번 날려줄게. 아잉~

됐지?


Good!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