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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소음이라 할 수 없는 소리

by 서 련 201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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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가자고 보채는 고양이를 외면하고 컴퓨터 앞에 있다.

날은 흐리고 밖은 고요하다 소란스럽다를 반복했다.

굴착기가 시멘트 땅을 파는 소리가 들리는가 하더니 잠시 정적이 흘렀고

다시 트럭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실어내는 소리가 들렸다.

 

텔레비전을 키면 그 소리가 묻힐까?

 

하지만 나는 텔레비전을 켜지 않았다.

지금 밖을 소란스럽게 하는 저 소음은 어느 집 가장들이 열심히 일하며 내는 삶의 소리.

텔레비전에서 무의미하게 흘러 나오는 소리와는 비교할 수 없이 경건하고 거룩한 소리이지 않을까?

시끄럽지만 시끄럽지 않은 소리, 듣기 싫지만 듣기 싫지 않은 소리...

 

그들은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고

나는 오늘도 열심히 그 살아서 움직이는 경건하고 거룩한 소리를 견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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