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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11.3kg의 수퍼 어르신 호박(늙은호박)으로 호박죽 끓이기^^

by 서 련 201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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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죽과 호박고지

 

 

얼마전 시댁 밭둑에서 따온 거대한 늙은 호박이다.

호박잎에 가려져서 그리 크게 보이진 않았는데 막상 따고 보니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지름은 거의 40센티미터에 가까웠고 무게는 11.3kg.

밭둑에서 집까지 고작 20미터를 들고오는데도 너무 무거워서 중간에 두번이나 쉬었다.

 

 

 

 

꽃처럼 활짝 핀 모양을 한 늙은 호박은 보면 볼수록 참 예쁘다.

이렇게 예쁜왜 못생긴 여자를 대변하는 말이 호박이었는지는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하긴 내가 어릴적 봤던 늙은 호박은 참 못난이였다.

수박을 찌그려 놓은 것 같이 두루뭉실했고 삐뚤삐뚤했으니 말이다.

 

그러고보니 호박도 호박 나름인가보다.

아니면 호박도 진화를 하는 것인지... 이름하여 계량품종....

 

 

 

 

 

서리맞은 호박이 맛있다고 하는데 나는 지금 호박죽이 너무 먹고 싶어서

서리가 내릴때 까지는 기다릴 수가 없었다.

 

아직 때가 아니지 싶었는데 아니나 달라 호박을 갈라보니가장자리가 아직 연두빛이 맴돈다.

그러나 맛있는 호박죽을 끓이기엔 모자람이 없다.

 

 

 

 

 

 

늙은 호박은 껍질 까는게 일이다.

호박의 속을 파고 볼록 들어간 세로선을 따라 늙은 호박을 자르고 감자칼로 껍질을 깎았다.

깎아놓고 보니 양이 얼마나 많은지...

 

우선 큰 냄비에 손질한 늙은 호박을 깍둑썰어 한 냄비 넣고

물 두 컵을 부은 다음 호박이 물러질때까지 푹~ 끓였다.

한 2-30분 끓이다 국자로 눌러 호박을 으깨던지 핸드블렌더로 곱게 갈아준다.

 

우리애가 팥과 찹쌀을 싫어해서 나는 밀가루를 넣고 호박죽을 끓인다.

 

 

 

 

 

 

곱게 갈린 호박죽에 설탕과 천일염을 적당히 넣어 달작지근하게 간을 맞추고

그 위에 밀가루를 조금씩 뿌리면서 저어준다.

밀가루의 하얀 덩어리가 말갛게 될때까지 뜸을 들이면 호박죽이 완성이 된 것이다.

 

밀가루 넣은 호박죽이 실증이나면  밀가루를 넣지 않고 호박죽을 끓여서

냉동실에 살짝 얼려 호박 슬러시를 해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전에 어떤 식당에 갔을때 후식으로 나온 호박슬러시가 갑자기 생각났다.

나중에 한 번 해봐야겠다.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 호박죽.

역시 밀가루 넣은 호박죽은 차게 먹는게 제맛인 것 같다.

 

 

※호박죽에 넣는 밀가루는 일반 중력분이나 박력분 보다는

찰밀가루를 넣는 것이 밀가루 냄새가 덜나며 맛이 더 좋다. ※

 

 

 

 

 

 

 

호박죽 끓이고 남은 호박으로 호박고지도 만들었다.

지금은 딱히 쓸데를 못 찾았지만 냉동실에 넣어두면 사용처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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