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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그 해 여름과 겨울 2007년 12월 8일 남사 들녘.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연 날리는 법을 가르쳐 주시다 혼자 신이 나셨고 아이는 털부츠에 풀씨가 붙었다고 칭얼거렸다. 아이 아빠는 딸아이 털부츠에 붙은 풀씨를 떼느라 쭈그리고 앉아있다. 15년 전, 시골집 들녘에서 벌어진 상황이다. 나는 작은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았다. 평화로운 한 때였다. 또한 되돌릴 수 없는 한 때이기도 하다. 나는 되돌릴 수 없는 수많은 한 때를 지나 현재에 머물러 있다. 이 현재 또한 지나는 것이어서 머무르다는 표현은 이치에 맞지 않겠다. 지나는 것, 지나가는 것. 우리는 모두 그 과정 속에 잠시 머물러 있을 뿐 영원할 수 없다. 영원할 수 없기에 모든 지나간 것은 아쉬움이 되고 그리움이 되는 것일까? 선산 제각에서 아버지의 4.. 2023. 2. 15.
꽃은 흔들리며 피는 거랬다. 번뇌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번뇌는 더 이상 번뇌로 존재하지 않는다. 예전엔 미쳐 느껴보지 못한 평온함이다.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은 느낌, 이제 뭔가가 하나씩 하나씩 맞춰지고 있다는 안도감. 얼마나 많은 시간 흔들리며 괴로워했을지 얼마나 많은 순간 지치고 힘들었을지 지난날의 수고로움을 토닥이며 위로를 보낸다. 누군가 꽃은 흔들리며 피는 거랬다.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흔들거림이 내 남은 삶을 꽃피워 주길 간절히 바랄뿐이다. 2020.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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