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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우아한 빈둥거림

by 서 련 2022.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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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은 팔이 퉁퉁 부었다. 약간의 통증도 있어 타이레놀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백신을 맞지 않고서는 사회생활이란 걸 할 수가 없어 맞긴 했지만 맞을 때마다 실험실 생쥐 같다는 기분이 든다.

29일 오전 11시.
"연휴기간에 충분히 쉬셔야 하는데..."
주사 바늘로 어깨를 찌르면서 간호사는 말꼬리를 흐렸다. 설연휴에 이 나라의 엄마들이 겪어야 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아, 저는 괜찮아요. 이번 연휴에는 아무 데도 안 가거든요. 아니 못 가죠. 충분히 쉴 수 있어요^^"
간호사를 안심시키고 진통제 처방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백신은 지난번 같지 않게 속도 약간 메스껍고 어지러웠다.
최대한 편한 자세로 침대에 누워 메스꺼움과 어지러움 증이 사라지길 기다렸다.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가 연일 만 칠천 명을 넘어서는 상황인지라 지금 집 밖은 위험하다.
아무 데도 가자마라.

31일 오전 11시.
우아하게 빈둥거린 덕에 메스꺼움과 어지러움증은 말끔히 사라졌지만 주사부위 통증은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 연휴가 이틀 하고도 반나절이나 남았다.
지난가을에 아버님이 마지막으로 농사지어 놓으신 고추로 고추장이나 슬슬 담가볼까?

"어멋! 불가살 재방하잖아!?"

그럼 고추장은 낼 담고 불가살 재방 보면서 우아한 빈둥거림을 좀 더 유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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