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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닭발볶음 만들기

by 서 련 2022.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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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요리연구가 이보은 님의 "쿡피아"에서 캡쳐

자주 가던 닭발 집에 사장님이 바뀐 이후로 닭발 맛이 변했다.
그 후 남편은 이곳저곳을 다니며 닭발을 사 오곤 했는데 영 입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어떤 날은 달기만 한 닭발을 사 왔고 어떤 날은 맵기만 한, 그것도 신경질 날 정도로 맵기만 한 닭발을 사 왔다.

한 날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닭발을 들고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에이... 이 집도 아니네. 나는 닭발 참 좋아하는데 좀 적당히 칼칼하고 적당히 매콤한 닭발은 없나?"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닭발을 한 개를 집어서 맛을 보았다.
"그 맛이 그 맛이구만 까다롭기는..."
사실 닭발이나 돼지 껍데기는 내 취향이 아니어서 어딜 가든 맛이 거기서 거기였다.

남편은 나를 흘끔 보더니
"자기가 한 번 만들어 보지?"라고 말했다.

나는 내가 그걸 어떻게 만드냐고 버럭 소릴 질렀다. 그래 놓고 한참 있다 보니
'못 만들 건 또 뭐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또 낚였다.

그냥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걸 괜히 버럭 소릴 질러놓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젠장...

인쇼몰에서 구입한 냉동 닭발

일단 뼈 있는 생닭발을 주문해 놓고 택배가 오기 전까지 유튜브로 닭발요리 검색을 했다.

"생 닭발을 삶아서 볶아야 하는구나. 이렇게 더운 날 삶아서 물을 버리고... 아... 덥다 더워..."

나는 혼자서 쭝얼거리며 검색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 내 마음을 알아차린 똑똑한 알고리즘 덕분에 안성맞춤한 곳에 당도했다.

내가 안착한 곳은 요리연구가 이보은 님의 "쿡피아"였다.

의외로 통통하니 귀여운 닭발

그럼 이제 닭발볶음을 따라 해 볼까?
먼저 냉동된 상태의 생닭발을 냉장실에 넣어 해동을 하고...

밀가루와 굵은소금을 뿌려 바락바락 주물러서

닭발을 깨끗이 씻는다.

잘 씻어 건진 닭발에 흑설탕과 국 간장으로 밑간을 하고

뒤집어가며 30분간 재운다.

청양고추와 마늘을 잘 다져놓는다.

예열된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다진 청양고추와 마늘을 볶다가

밑간 해둔 닭발을 넣고 볶는다.

청양고추의 매콤한 맛이 닭발에 쏙쏙 스며들게 볶다가 청주, 맛술, 진간장, 설탕, 올리고당, 생강즙, 다진 마늘, 고춧가루, 다시마 우린 물을 넣고 충분히 볶는다.


베트남 땡초 5개를 더 추가하고 통깨 살살 뿌려 매콤 칼칼한 닭발 볶음이 완성되었다.

이마에서 연신 땀이 줄줄 흐르는 매운맛이었다.
나는 닭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소주 일병각이다.
이쯤 되면 남편의 반응을 살필 이유는 없다.
내가 만들고 내가 반해버렸으니 이미 대만족인 것이다.

"레시피 감사해요 보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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