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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에어프라이어에 밤 굽기

by 서 련 2022.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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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에서 막 떨어진,
아니 막 따온 햇 밤 한 봉지를 얻었다.

그녀는 밤을 따느라 온 몸이 모기에 뜯겼다며 밤이 든 비닐봉지를 멋쩍게 내밀었다.
고맙게 잘 먹겠다고 인사를 하고 햇 밤이 든 비닐봉지를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삶을까? 하다가 삶으니 맛이 없더란 그녀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구웠다.
밤에 칼집을 내고 밤 굽는 틀에 집어넣고 에어 프라이어의 로티세리 기능을 켜고 180도에서 30분 구웠다.

한 10분 더 돌릴 걸 그랬나? 밤 껍데기가 까맣게 되어야 군밤스러운데 말이지.

식은 밤을 한 알 까서 딸램한테 넘겨주고 다시 밤을 까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한 알만 먹고 돌아섰을 딸램이 내 손만 바라보고 옆에 딱 붙어 있었다.

밤 껍데기 까는 일은 정말 싫지만 물미역처럼 촥~ 들러붙어 있는 딸램을 위해 인내심을 발휘해서 군밤 껍데기를 홀라당 홀라당 벗겨냈다.


몇 알을 깠을까?
물미역처럼 촥~ 감겨 있던 딸램이 제 방으로 갔다.
마지막에 깐 밤 한 톨을 입에 집어넣고 맛을 봤다.
군 밤이 맛있긴 하다.
군 밤이 맛있긴 하지만 껍데기 까는 건 이제 안 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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