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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

음력 9월 3일 초승달과 니힐리즘

by 서 련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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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산책을 했다.
서쪽하늘에 깎은 손톱 같은 달이 떠 있다.
초승달인지 그믐달인지 모를 달이.
확인이 필요해 달력 어플을 열어보니 오늘은 음력으로 9월 3일이다.
9월 3일? 아뿔싸!
오늘이 요양원에 계시는 아버님 생신 날이다.
통화가 안될 것을 알면서도 남편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한다. 역시나 통화가 어렵다.
아버님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화를 곧잘 받으셨는데 요즘은 통화 하기가 영 힘들다.
초승달이 아니었으면 까맣게 잊고 지나쳤을 우리 아버님 생신 날...
아버님은 오늘이 당신 생일인지도 모르고 하루를 보내셨겠다.
죄스러운 마음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자의 몫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간의 존엄은 그 어느 때보다 니힐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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