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은 낙엽처럼/2008

홍고추의 가을

by 서 련 2008. 8. 20.
728x90
반응형
 
며칠 전...
냉장고 야채실에 넣어 뒀던 홍고추를 시침실로 하나하나 엮어서 창가에 걸어 뒀다.
줄줄이 엮인 빨간 고추들이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바람은 끊임 없이 홍고추와 햇살을 버무려 놓았고 그때마다 홍고추는 보석처럼 반짝거렸다.
그 반짝거림에서 어떤 힘이 느껴졌다. 
그것은 섣불리 근접할 수 없을 만큼의 아름다움을 가진 힘이다.
 
오늘... 
나는 아침나절에 마트에 들러 사온 열무와 얼갈이를 손질해 두고 다시 창가로 돌아와 홍고추 앞에 섰다.
이미 가을 햇살과 버무려진 홍고추는, 이번에 사들인 열무와 얼갈이와는 인연이 아닌 듯 싶다.


 
 

(08/08/20/빨간 청양고추)

2008/08/20 (수) 14:32 / 서 련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