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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김밥 만들기

by 서 련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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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소극적 김밥이 만들어졌다.

딸내미가 일어나자마자 김밥을 찾았다.
"웬 김밥?"
"엄마가 어제 김밥 만든다고 하지 않았어?"
"내가?"

그래 그랬다. 내일은 김밥이나 만들어 볼까?라고 그냥 혼자서 중얼거린 말이었는데 딸내미가 듣고 있었나 보다.

내가 말해 놓고 까맣게 잊어버리다니...

"이따 저녁에 들어오면 먹게 만들어 놓을 게."

다육이 물 주면서 멍 때리다 보니 어느덧 딸내미가 올 시간이 되어간다.
햄도 없고 맛살도 없고 어묵도 없다. 장을 봐야 하나?
에잇,  그냥 있는 걸로 대충 말아주자.

계란은 지단을 부쳐 채 썰고

당근은 얇게 채 썰고

오이도 속을 빼고 얇게 채 썬다.

애초에 당근이랑 오이를 생으로 넣으려고 얇게 채를 쳤다. 그런데 김밥을 한 줄 말아서 먹어 보고는 당근은 볶고 오이는 절이기로 했다.

김밥 속 재료는 단무지, 우엉, 계란지단 채, 당근, 오이다.

김은 구운 파래 김.

통통 불린 쌀을 일반밥 모드로 고슬고슬하게 밥을 지어 맛소금, 참기름, 통깨로 밑간을 해 식힌다.

밑간을 한 밥 한 덩이를 파래 김에 올려 잘 편다.

우엉, 단무지, 오이, 당근을 올리고

지단 채도 듬뿍 올려서 돌돌 만다.

어멋 우엉이 떨어졌네?

우엉대신 깻잎 간장초절임으로 김밥을 말았다.
조금 잘라 맛을 보니 우엉보다 맛이 괜찮았다.


오늘 저녁은 김밥.
참기름 바르고 통깨만 뿌리면 끝.

나는 최적의 김밥 맛을 찾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맛을 보다 보니 이미 배가 부르다. 마이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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