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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1035

9월 어느 날... [2010/08/06/봉화/달맞이꽃] "엄마,화분이 깨졌어요." 아직 날이 밝지 않은 이른 시간에 아이는 왜 일어나 엄마를 부를까? 창가에 놓아 둔 화분이 깨졌다는 소리보다 나는 그 시간에 일어난 아이가 기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벌써 일어났어?" "응, 바람이 불어서 잠이 안 와.근데 화분이 왜 깨졌지? 옥순이가 그랬을까요?" 어제 고양이 옥순이가 창가에서 놀다가 금이간 커피잔에 심어둔 다육이 홍옥이를 엎었던 일이 있었다. 다육이 홍옥은 2년동안 창가에서 햇볕을 받으며 커피잔에서 탱글탱글 영글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막 커피잔 밖으로 그 요염한 허리를 살짝 눕히려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나타난 허여 멀건한 고양이 한마리가 무지막지하게 앞발 펀치를 날렸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는 자신이 애지중.. 2010. 9. 2.
새로운 시작 2010 08 06 봉화/ 개망초 무절제와 무통제 속에 느슨하게 흘러가던 8월이 아이의 개학으로 끝을 맺는다. 이젠 영영 돌이킬수 없는 2010년의 8월. 아직 늦더위가 남아있다고는 하나 견딜수 없을 정도의 폭염도 이젠 끝이났다. 그리고 무서운 책임감을 달고 내게 찾아온 이 무한 자유! 무섭도록 떨린다. 무엇부터 그려 넣어야 할 지 모를 이 무한 여백 또한 무섭도록 떨린다. 다시 시작하는 거야. 멈춰졌던 그 시점부터 다시 시작해 보는 거야. 이제는 좀 침착하게 말이지. 2010. 8. 30.
저 개 쉐키를 기냥.... 책장에 쌓인 먼지를 훔쳐내다 말고 나는 내 수 개월 동안의 게으름을 발견했다. 걸레를 훔칠때마다 먼지가 소복이 묻어 나왔다. 파란 색깔 걸레 위에 묻어 나온 뽀얀 색깔의 먼지는 소담하다 못해 탐스러웠다. 마치 제 몸의 때가 국수 가닥처럼 잘 밀려 나올 때의 시원함 처럼 생각지도 못한 후련함을 느꼈다. 그러느라 잠 들 시간을 놓쳐버렸는지 잠이 오질 않는다. 그래서 컴퓨터를 키고 앉았는데... 눈꺼풀이 자꾸 무거워지는 것 같다. 그냥 자야할 것 같은데 아랫층 강아지가 아까부터 자꾸만 박박 짖어대서 잘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리고 언제까지 저 울부짖음을 너그러이 참아 낼 수 있을지도 나는 잘 모르겠다. 2010. 6. 28.
너무 빠르게 움직여도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거야 (사진: 2010년 6월 어느 날.... 너무 빠르게 움직여도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거야.) PDA폰에 깔려 있는 다이아몬드 게임에 열중하던 중이었다. 느닷없이 도착한 문자가 게임화면위로 나타나자 약간의 짜증이 밀려왔다. - ***님이 주문하신 도서의 품절로 취소/환불요청중,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5일전,인터넷으로 주문한 도서가 어째 도착하지 않는다 했더니 책이 품절되고 없었던 모양이다. 주문하고 나서도 괜히 주문했나? 하는 생각을 했었던 터라 취소되었다는 문자는 나름대로 반가웠다. 이 참에 아이랑 서점에 같이 가서 책을 사야겠다. 요즘은 불편한 일을 거의 모두 정리한 상태라 다소 홀가분한 마음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 조직에서 발을 완전히 뺀 상태가 아니라 부담감은 여전하지만 애초에 생각했던 것.. 2010. 6. 24.
감자꽃 감자꽃을 보니까 옛날 생각이 나. 어느 블로거가 바이올렛 화분을 예쁘게 찍어서 올렸었는데 난 그게 감자꽃인 줄 알았지 뭐야. 그래서 감자꽃인가요?라고 댓글을 달았었지. 그런데 지나가던 이웃 블로거가 그러는 거야. "감자꽃은 흰색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라고... 그래서 나는 감자꽃이 흰색만 있는 게 아니라고 아는 척을 열라 했었지. 엠블 곰탱이 시절 일이었다. 그때는 여기저기 해찰거리며 잘도 쏘다녔었지. 그 덕에 배운 것도 참 많았었는데... 보라색 감자꽃을 보니까 갑자기 그 때 생각이 나네. 2010. 6. 14.
....... "엄마, 일 언제 그만 둬?" "왜? 엄마가 일 그만 뒀으면 좋겠어?" "응" "왜?" "엄마랑 같이 놀이 공원에도 갈 수 있고 산에도 갈 수 있고.... 응.... 엄마랑 같이 놀 수도 있잖아." "엄마가 일을 그만 두면 예쁜 옷도 못 사주고 예진이가 좋아하는 파란 보석도 못 사주고 할텐데 괜찮아?" "음.... 괜찮아. 그런 거 필요없어. 나는 엄마만 있으면 돼." 언제부턴가 아이는 학교 갈 때 외에는 밖에 나가질 못 한다. 예전엔 주택근처 큰길을 건너 먼 곳에 있는 대형 문구점까지 가서 자기가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도 사오고 그랬었는데 요즘은 통 그런 일을 볼 수가 없다. 용돈을 주면 고스란히 지갑에 쌓여있다. 먹을 게 없어서 배가 고파도 지척에 있는 수퍼에 혼자 못 가서 늘 엄마 아빠가 들어올 때까.. 2010. 5. 26.
나도 하고 싶은 일 하며 살 거야! 복잡한 마음으로 출근을 한 후 비교적 차분한 마음으로 블로그를 연다. 나는 지금 글을 배우려는 일념으로 매일 아침 오토바이를 타고 이 곳으로 오는 한 아주머니를 기다리기고 있다. 약속 시간이 15분이나 지났다. '오늘은 오시지 않으려나?' 내심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고개를 쳐든다. 창문을 열고 주차장을 바라 보지만 텅빈 주차장만이 보일 뿐이다. '지금 난 뭘 하는 걸까?' 멍하니 시계만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정말... 난 지금 뭘 하는 걸까? 누군가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며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 아주머니다. 오종종한 얼굴에 다무지게 다문 입술에 엷은 미소를 흘리며 학원 문을 밀고 들어온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센터장님이 본부에 교육 가시는 날이라서 제가 수업을 해요.".. 2010. 5. 17.
뿔냉이 1년 같은 한달을 보냈다. 비로소 제대된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 둘 풀어 나갈 일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성공적인 출발이었지 않나 싶다. 2010. 4. 11.
4월3일... 이것 저것 생각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멍하다. 넋이 나갈 지경이다. 아니 어쩌면 넔을 놓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2,3월 내내 긴장하고 살았더니 머리가 아프다. 4월이라고 하기엔 너무 쌀쌀한 나날들... 말이 필요 없는 곳으로 슬그머니 숨어버리고 싶다. 2010. 4. 3.
2010 02 23 화요일 겨울이었던가? 라고 생각할 만큼 오늘 날씨는 정말이지 죽여줬다. 너무 화창하고 포근해서 등줄기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날씨가 풀려서 그런걸까? 어제까지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렇게 하나씩 내려 놓으면 되는 거야?' '그래, 그런거야.' 가벼워진 마음으로 오랜만에 뒹굴거리며 책을 읽자. 그나저나 일주일전에 주문한 책은 왜 안오지? "설연휴 배송지연" 이라는 문자만 오고 책은 오지 않는다. 빨리 보고싶은데... ... 2010. 2. 23.
겁쟁이 입사를 하고 1년 2개월쯤 지났지? 그 정도면 일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정도 쌓여 이력이 붙을 시간도 되었는데 갈수록 일이 힘들어져. 그래서 요즘은 이 일을 그만 둘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자꾸자꾸 만들고 있어. 이 것은 이래서 안되고 저 것은 저래서 안 되고... 그 이유란 것을 가만히 살펴보면 하나 같이 바보 같은 것들이어서 참 어이가 없다. 사실... 그 바보 같은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두려움일 거야. 인간에 대한 두려움... "다른 이유도 아니고 그런 이유라면 한 번쯤 눈 딱 감고 버텨봐. 넘어야 할 산이라면 넘어야지 그냥 주저 앉을 거야? 독하게 마음 먹고 생각을 좀 바꿔봐요." 요즘 센터장은 이런 소릴 자주 해. 그럴때 마다 나는 지쳐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고 하지. 내일도 나는 겁쟁이처.. 2010.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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