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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냉이 1년 같은 한달을 보냈다. 비로소 제대된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 둘 풀어 나갈 일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성공적인 출발이었지 않나 싶다. 2010. 4. 11.
4월3일... 이것 저것 생각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멍하다. 넋이 나갈 지경이다. 아니 어쩌면 넔을 놓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2,3월 내내 긴장하고 살았더니 머리가 아프다. 4월이라고 하기엔 너무 쌀쌀한 나날들... 말이 필요 없는 곳으로 슬그머니 숨어버리고 싶다. 2010. 4. 3.
2010 02 23 화요일 겨울이었던가? 라고 생각할 만큼 오늘 날씨는 정말이지 죽여줬다. 너무 화창하고 포근해서 등줄기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날씨가 풀려서 그런걸까? 어제까지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렇게 하나씩 내려 놓으면 되는 거야?' '그래, 그런거야.' 가벼워진 마음으로 오랜만에 뒹굴거리며 책을 읽자. 그나저나 일주일전에 주문한 책은 왜 안오지? "설연휴 배송지연" 이라는 문자만 오고 책은 오지 않는다. 빨리 보고싶은데... ... 2010. 2. 23.
겁쟁이 입사를 하고 1년 2개월쯤 지났지? 그 정도면 일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정도 쌓여 이력이 붙을 시간도 되었는데 갈수록 일이 힘들어져. 그래서 요즘은 이 일을 그만 둘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자꾸자꾸 만들고 있어. 이 것은 이래서 안되고 저 것은 저래서 안 되고... 그 이유란 것을 가만히 살펴보면 하나 같이 바보 같은 것들이어서 참 어이가 없다. 사실... 그 바보 같은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두려움일 거야. 인간에 대한 두려움... "다른 이유도 아니고 그런 이유라면 한 번쯤 눈 딱 감고 버텨봐. 넘어야 할 산이라면 넘어야지 그냥 주저 앉을 거야? 독하게 마음 먹고 생각을 좀 바꿔봐요." 요즘 센터장은 이런 소릴 자주 해. 그럴때 마다 나는 지쳐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고 하지. 내일도 나는 겁쟁이처.. 2010. 2. 21.
未完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교차되는 시점 위로 희미한 불빛이 스며든다. 언제부터인가 그 곳엔 비워도 비워도 비워지지 않는 마음과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이 함께 있다. 잠들지 못하는 밤 나는 또 다시 깊은 어둠 속을 배회하리라. 2009. 12. 31.
출사표 퇴근해서 화장도 지우지 않은 채 컴터 앞에 앉았다. 수 개월동안 해 오던 갈등을 끝내려고 작정을 한듯 나는 이렇게 앉았다. "딱 일년만 하고 그만 둬야지....딱 일년만!" 취업 3개월 때부터 벼르고 벼르던 그 1년이 코앞에 있다. 그 수개월 동안 얼마나 많이 그만두고 싶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견디기 힘들어 흘린 눈물이 얼마나 많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제 벼르고 벼르던 1년이 다가왔다. 이제 만세를 부르며 사직서만 던지면 되는 것이었다. 이젠 때가 된 것이다. 그래서 며칠전 뽀다구 나게 사직서를 던지고 후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며칠동안 나는 마음이 정말 홀가분했다. 그러나 오늘... 사직서는 아직 처리되지 않았단다. 지금껏 고생했으니 내년 1월부터는 조금 더 좋은 조건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 2009. 12. 14.
사랑니 제대로 쉬지를 못해서 그럴까? 며칠 전에 뺀 사랑니 자리가 욱신거린다. "내 사랑하는 사람을 돌려 주세요!" 잇몸이 욱신거릴 때마다 이런 환청이 들리는 듯하다. "어금니 뿌리가 4개인 건 처음 봅니다. 나가시다가 로또 하나 사셔야겠어요?" 라고 칫과 원장선생님이 이를 막 뽑고난 나에게 말했었다. '특이하게 생긴 사랑니? 그럼 뽑지 말 걸 그랬나?' 칫과를 나오면서 괜히 이런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그 괜히가 괜히가 아니다. 정말 뽑지 말 걸 그랬나보다. 잇몸이 욱신거린다. 오늘은 제대로 한 번 쉬어 볼까? 제대로 쉰다? 그런데 제대로 쉰다는 건 또 어떤 걸까? 종일 침대에 드러누워 시체놀이 하는거? 그러면서 우측 시신경으로 전해지는 사랑니 자리의 욱신거림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지내라구? "내 사랑하는 사람.. 2009. 12. 13.
자작나무 숲 늘 다니던 산을 뒤로하고 조금 먼 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리기다 소나무의 갈잎이 빗물처럼 떨어지는 오솔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등줄기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힐 즈음 금방이라도 눈이 올 것만 같은 스산한 날씨를 조롱이나 하듯 눈앞에 펼쳐진 새 하얀 자작나무 숲. '이게 그.... 그 나문데... 그...' 자작나무...라는 단어는 머릿속을 맴돌뿐 쉬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1년전에 나였더라면 나무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꿀먹은 벙어리가 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더니... 그 동안 나는 많은 것을 잊고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 내가 본 자작나무는 내게 잊혀지려 했던 모든 기억들을 잠깐이나마 상기시켜 주었다. 2009. 11. 27.
다육이 집안에 들이기 곧 날씨가 추워지면 노지에 있던 다육이가 얼어버릴 것 같아서 시댁 집안으로 모두 들여놓고 작은 화분 몇개만 집으로 들고와 창가에 뒀다. 여름 동안 시댁에서 물 한방울 제 때 얻어먹지 못한 다육이 (정야,실베스타,상부련) 아가들... 그 목마름을 견디고 잘 버텨준 것이 신통하기만 하다. 내년 봄에는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겨 줄테니 올 겨울만 꼭 참아. 다육이 들여다보다가 보니 벌써 11시가 넘어버렸네! 오늘 하루만 잘 넘기면 또 주말인거야? 골치아픈 문제가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내일을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건 사실이다. 힘을 내서 출근해보자. 다육이들처럼 끈질기게... 출근 하기전에 밥이나 먹고 가야겠다. 처음 몇달 동안은 사 먹는 밥이 꿀맛이더니 이젠 너무 식상해. 지겨워. 진짜 밥맛이 되더.. 2009. 10. 30.
들국화 지난 주말에 남사들판에서 꺾어온 들국화(감국)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두 길로 갈라진 갈림길 앞에서 어느쪽으로 가야하나?라는 질문을 던지며 갈길을 모색하는 사람처럼 들국화를 바라본다. 그러다 깊은 숨을 몰아 쉰다. 아무래도 국화 향이 너무 짙다. 2009. 10. 28.
지금 내게 필요한 건... 힘든 날의 연속이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 툭하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던 날들,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았다. 한차례 지독한 몸살을 앓고 난 후 거울 속에서 쾡한 눈을 하고 있는 자신과 마주칠 때처럼 세상은 서늘했다. 발끝이 시려오는 오늘,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위안이다. 2009. 10. 17.
풍요 일주일전 남사에 갔을 때였지. 들판이 황금색으로 변하기 일보 직전이었어. 햇살이 어찌나 따갑던지 살갗이 가을 볕에 지글지글 익을 지경이었지. 그 뜨거운 볕을 친구삼아 우린 밤을 따러 장대를 메고 밤나무 아래로 갔어. 밤 나무 위에 밤 송이들이 입을 쫙 벌리고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모양으로 그 검붉은 갈색을 반짝이고 있었지. 어찌나 탐스럽던지... 혹여 상처라도 날까 싶어 우린 조심조심 나무를 흔들어 밤송이를 털었어. 커다란 밤송이들이 후둑후둑 땅위로 사정없이 떨어졌지. 밤송이에 머리를 맞을까 싶어 나는 우산을 쓰고 밤송이를 한 곳에 수북히 모으기 시작했어. 밤 가시가 어찌나 억세던지 가시에 여러번 찔린 손 끝이 자꾸만 아려서 몹시 거슬렸지만 그 반짝반짝 빛나는 갈색 밤톨을 보는 순간 손 조금 아린 .. 2009.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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