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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낙엽처럼/201152

코스모스 2011 10 02 경북 봉화군 재산면 2011. 10. 4.
비오는 날 비가 와. 가을비인가? 잔잔하던 센티멘탈리즘에 한줄기 빗방울이 떨어져 파문이 일고 있어. 센티멘탈리즘? 기가 찬 센티멘탈리즘에 썩소를 보내는 아침. 기어이 뭔가를 끼적여 보려고 블로그를 찾았지만 '그래서 어쩌라고?'하는 소리만 들리는 것 같아. 그래서 요따구로 밖에 못 끼적이겠네. 잘있었나 블로그? 그럼 또 잘있게나 블로그! 2011. 9. 29.
삽교천에서... 2011 8 15 삽교천 2011. 9. 15.
I believe 몇달째 계속 하려고 마음만 먹던 일을 이제 조금, 병아리 눈물만큼 아주 조금 시작만 해놓고 손톱 정리를 하느라 또 딴전을 부리고 있다. 딱딱하고 탄력있던 손톱이 요즘 들어 힘없이 흐물거리더니 급기야 갈라져서 볼상사납게 되어버렸다. 손톱깎이로 손톱을 바짝 자르고 나니 가뜩이나 짤막한 손가락이 한층더 짤막해 보인다. 그렇지만 손끝을 갑갑하게 덮고 있던 손톱이 잘려져 나간 이후에 손끝으로 전해져오는 그 어떤 허전함이 나는 참 좋다. 개운해서 좋고 시원해서 좋다. 시원하고 개운해서 기분 좋은 오늘은 토요일. 주말엔 비가 올 것이란 일기예보를 보기좋게 물 먹인 오늘은 화창한 토요일. 이 시원함과 개운함으로 주말과 휴일을 잘 보내고 그 어떤 일에 몰두할 수 있을거라 나는 믿는다. 2011. 8. 27.
이러다가 언제 해? (벌써 아침? 아이 졸려... 마이 졸려... ) 해야 할 일이 있어 다른 날 보다 일찍 일어난 아침. 정수기 앞에서 물을 받아 마시다가 지난 밤 남편이 야식을 만들어 먹고 남긴 수북한 설거지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설거지만 해 놓고 해야지.' 야식이라고 해 봐야 고작 라면 하나 끓여서 찬 밥 말아 먹는 것이었을텐데 설거지통에 구겨져 있는 그릇은 고작 라면 하나 끓여 먹은 정도라고 하기엔 그 양이 너무 많았다. 혹시 내가 어제 저녁 설거지를 하지 않았나 싶어서 설거지통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분명 어제 먹은 저녁 설거지는 아니었다. 16센티 편수 냄비와 뚜껑, 20센티 양수 냄비와 뚜껑, 면기 하나에 밥 공기 하나, 수저 두 벌과 배추김치와 깻잎 김치를 담았던 찬통 두 개가 정말 아슬아슬하게 쌓여 있었다.. 2011. 8. 19.
계곡에서 살아 보기 - 휴가 후기 지난 휴가때,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계곡에서 다슬기를 잡았었다. 유리로 된 다슬기판을 물위에 올리니 물살때문에 보이지 않던 다슬기들이 바위에 거멓게 붙어 있었다. 다슬기판을 통해서 본 물 속의 다슬기는 원래 크기보다 훨씬 커보였다. 집어 올린 다슬기가 너무 작아 번번히 물 속으로 놓아 주는 것을 여러번 반복하고 나니 어떤 크기의 다슬기를 잡아 할 지 감이왔다. 처음엔 돌 위에 붙어 있는 다슬기만 잡았었는데 잡다보니 돌을 들치게 되었고 들쳐진 돌에는 더 큰 다슬기가 붙어 있어거나 돌을 들쳐낸 모래 바닥에 묻혀 있었다. 잡아도 잡아도 끝없이 나오는 다슬기였지만 한 나절을 잡아도 1리터 반찬통을 가득채우지 못했다. 내리 이틀 물가에서 다슬기만 잡다 보니 슬슬 실증이 났다. 계곡물이 급하게 흐르다 커다란 돌 .. 2011. 8. 11.
잠자리와 강아지풀 - 2011년 7월 31일 경북 봉화에서... 영영 끝나지 않을 것 같이 길었던 휴가는 마침내 끝이나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긴 시간 누적된 피로로 인해 무뎌진 신경은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오늘도 허공을 헤맨다. 휴가전의 근심과 걱정은 아마도 그 곳에 내려 놓고 온 모양이다. 한 동안 연고지를 떠나 육체를 혹사 시키는 것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 덕에 며칠동안 나는 아무 근심도 걱정도 없는 사람이었다. 이런 기분이 며칠이나 더 지속될지 모르겠으나 좀 더 오랫동안 고약한 생각이 머릿속에 끼쳐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1. 8. 10.
다육이 이사하기- 연봉,프리티,데비,벨루스,여제 석화나무가 죽었다. 장마가 시작하기 하루전에 물을 줬던게 원인이었나보다. 애초에 장마가 그렇게 일찍 시작될 거라는, 그것도 하루도 안빼고 끈질기게 비가 내릴거라는 예상을 했었더라면 물을 주지 않았을텐데... 아니, 그것 보다 물을 줬다고 해도 석화나무를 화분에서 뽑아내 뿌리를 말리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내 관심은 거기까지 닿지 않았다. 하여간 온 몸이 물에 퉁퉁불어 물러진 석화나무를 들어내고 보니 그 텅빈 자리가 너무도 허전한 거다. 그래서 시댁 베란다에 버려 놓았던 다육식물 몇개를 다시 가져오기로 했다. "다음에 데리고 갈 땐 좋은 집을 얻어 줄게" 라고 다육이들에게 약속을 했었지. 그래서 인터넷에서 다육식물을 심을 옹기화분과 배양토를 주문했고 그 옹기 화분에 어울릴만한 다육식물들을 시댁 베란다에서.. 2011. 7. 26.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까만 거미"는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거미만 보면 저절로 떠오르는 시가 하나 있다.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거미 - 김수영, 1954.10.5 슬픔과는 또 다른 설움이라는 단어를 오래전에 잊었다. 그러나 우연히 프레임 속에 갇힌 거미를 보며 김수영의 거미를 떠올리니 오래전에 잊어버렸다던 설움이라는 단어가 세삼스럽게 느껴졌다. 바라는 것이 있어 설움에 몸을 태운다는 시인 처럼 나 역시 바라는 것이 너무 많아 설움도 첩첩이었던 적이 있었다. 바라는 것이 사라지고 나니 첩첩이던 설움도 사라졌다던 어느 먼 옛날의 기억, 과연 그 때 그 것.. 2011. 7. 15.
그녀의 미련 남기기... 지루하게 쏟아지는 장맛비 탓인지 바닥으로 가라앉은 기분은 좀 처럼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 오늘따라 유난히 쌀쌀한 날씨는 창문도 닫게 하고 장농에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침대 가장자리를 장식하고 있던 솜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게 만들었다. 그러나 7월, 어느 새벽의 한기는 능청스럽게 솜이불을 파고들어 기어이 온몸으로 훅 끼쳐왔다. 축축하고 냉랭한 한기에 잠을 이루지 못한 새벽, 솜 이불을 걷어차고 벌떡 일어나 보일러를 돌렸다. 그리고 다시 솜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잠들지 못한다. 멀뚱히 누워서 컴컴한 천장만 바라보고 있으려니 빗소리만 요란하다. 다시 일어나 장농을 열고 지난 봄에 입었던 카키색 사파리를 꺼내 입고 책장앞에 섰다. 읽던 페이지를 고이접어 책장에 꽂아두고서 두어달 동안 까.. 2011. 7. 12.
2011년 7월 10일 - 용인시 남사면... 조금만 더 있으면 상추도 못 먹게 되니 있을 때 부지런히 뜯어다 먹어야 한다는 아버님의 당부 말씀 때문에 요즘은 틈만 나면 남사에 가게 된다. 어제도 조그마한 텃밭에서 아욱과 상추를 뜯고 고추와 오이를 따고 이제 한창 열리기 시작하는 가지를 땄다. 그리고 대파 모종을 하고 남은 실파를 넉넉히 뽑아 트렁크에 실었다. 덕분에 월요일 아침부터 나는 분주하다. 실파를 다듬어 소금에 절여 파김치를 만들었고, 젊은 오이로 오이소박이를 늙은 오이로는 노각무침을 만들어야 했다. 일단 그렇게 오이와 파는 깔끔하게 뒷처리를 했고... 이젠 가지만 남았다. 저녁엔 가지냉채와 가지무침을 해 볼까? 가지가지 해서 가지가지 먹으면 좋지 않겠어? 철 없던 시절, 텃밭에서 나는 모든 것들이 짐이던 때가 있었다. 제때 손질해 두지 않.. 2011. 7. 11.
잘 살아보자 프로젝트 - 남편의 좋은 점 찾기 자두의 계절이 돌아왔다. 자두는 아무리 달아도 시다는 것이 나와 나의 딸아이가 자두를 먹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이맘때만 되면 어김없이 자두를 사게 된다. 그것도 아주아주 시게 생긴 자두로만 골라서 말이다. 신 것을 먹으면 희열을 느낀다는 우리집 유일한 수컷, 무늬만 어른인 애아빠 때문이다. 보기만해도 턱 아래 침샘이 뻐근하게 아파오는 시퍼런 자두 한 팩. 딸아이와 나는 빨갛게 잘 익은 자두를 한 개씩을 들어 한 입 베어 물고는 서로 몸서리를 친다. 그리고는 더 이상 자두를 먹지 않는다. 그렇게 한 입 베어진 자두 두개와 나머지 자두는 모두 애아빠가 처리를 하는 편이다. 아주 순식간에 씨만 남겨진 접시를 들고 나는 늘 감탄을 한다. 어떻게 하면 자두씨에 과육 하나 안 남길수 있을까를. 자두 껍질과 씨앗 .. 2011.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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